歌月十五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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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중2병일리가 없어! 'ㅁ' Freetalk

: 이런걸 자부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저는 유서깊은 중2병 환자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면,


"꺄하하하하하! 저런 사람이 진짜 있다고? 완전 찌질해~"


...라고 피식 웃으면서 넘길만한 중2병 소재 글들을 볼 때마다 가슴 한켠이 아파옵니다. '진심으로 날 사랑해!'나 '내 여친과 소꼽친구가 완전 수라장'같은 작품을 보면 주인공이 과거에 중2병이었고 이를 협박의 소재로 써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반적인 사람이면 '응? 그게 왜?'정도로 넘어가겠습니다만 저는 완전 공감이 되는군요. 저도 본가에 남아있는 과거에 적어놓은 글이나 그림같은게 없는지 찾아서 태워버리든가 해야겠습니다. 아니, 애초에 그런 전개를 기대하는 것도 중2병의 잔재!?

그러나 정말 큰 문제는 이게 아직 완치가 안되었다는 것. 흔히 이런 말이 있지요.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참는 것이다.'

중2병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노병이 죽지 않고 그저 사라지는 것처럼 중2병도 죽지 않습니다. 당신의 가슴 속에 남아 있어요. 나는 완치되었다고 자부하는 당신, 그 자신감도 중2병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릅니다. 중2병은 한번 발병하면 결코 완치되지 않습니다.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생의 파트너예요. 마치 첫사랑의 쓰라린 기억처럼 말이지요...OTL

여하튼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남아서 저를 괴롭히고 있는 제 주변의 중2병의 흔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역시 과거에 그런 병력있다면 자신을 대입해서 보시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재밌지 않을까 싶네요.  

-핸들 네임
: 데뷔(?) 시절엔 본명을 베이스로 한 다른 핸들 네임을 사용했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참 그립네요. 당시엔 블로그라는 것 자체가 없어서 호스팅 업체에서 계정을 빌려와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쓰곤 했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홈페이지로, 링크 타고 이동하면서 이런저런 홈페이지 구경하는 것이 재밌던 시절이어지요.(다른건 필요없고 각 홈페이지에 달려 있던 Profile란만 발췌해서 리스트업해도 중2병의 A부터 Z까지 완벽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혼돈의 카오스의 공간이었습죠.) 그 시절 이야기는 참 할 이야기가 많아서 다음 기회에 자세히 썰을 풀 것을 약속드리며 지금 쓰고 있는 십오야라는 핸들 네임이 어느 정도 중2병 스럽냐를 논해보자면...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무 이유없이 그냥 지은 핸들 네임입니다. 중2병스럽게 포장해 보면 '있었을지도 모르는 다른 세계의 타차원동위존재의 이름을 불현듯 떠올려서 자신의 이름으로 사용'했다고 할까. 뭔가 그럴 듯(...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도 중2병)하면서도 아무 이유도 없는 핸들 네임.

그냥 막 중2병스럽지 않나요?

-블로그 타이틀
: 가월십오야 --> 중2병 환자들의 바이블, '월희'의 팬 디스크 '가월십야'에서 따왔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게임 자체는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포인트.(내용은 '월희독본'이나 기타 설정/화보집을 통해 대강...)

-블로그 주소
: guilty4.egloos.com --> 진짜, 이 아이디 만들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때려서라도 말리고 싶을 정도로 중2병 작렬에 부끄러운 아이디(guilty4=罪+死)라고 자성합니다. 개인적으로 쓰는 메일 주소는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간 guiltytears.(=죄의 눈물...이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당시에 '아, 너무 멋있어♡'라고 생각한 것 같음. 분명.) 덕분에 전화로나 사람 만나서 메일 주소 알려줄 때 정말 어지간한 수치 플레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부끄러움에 버틸 수 없어서 지금은 아예 메일을 옮겨 버렸습니다.
 
아, 물론 회사 메일은 이런거 안씁니다. 훨씬 덜 중2병스럽고 나름 의미도 있어요.

-그외 핸들네임
: 그 동안 사용해 왔던 닉네임 역시 중2병 센스 작렬^^

1. Exodus guilty
: 칸노 히로유키의 명작 ADV, 'Exodus guilty'에서 따왔음. 'Exodus'(탈출, 피난. 성서 출애굽기의 영어 식 이름이기도 함.)라는 뜻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왠지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에 'guilty'라는 (그때 당시엔. 지금은 절대 아님. 오히려 그때 시절의 센스를 저주하고 있음.) 너무 사랑했던 단어가 붙은 적어도 그때 센스로는 '완전체'에 가까운 멋진 핸들 네임.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건 지금도 멋있다고 생각 중입니다.(실제 사용 중이기도 하고.) 멋있지 않나요!!??

2. Alice in chains
: 1987년에 결성된 미국의 락 밴드. 오늘 과거 밴드의 베이시스트였던 마이크 스타가 향년 44세로 세상을 떴다는 뉴스가 올라왔네요. RIP.

아, 그리고 보니 ASAP이나 RIP같은 평소에 자주 쓰는 약어들 말고 괜히 잘 안쓰는 약어 쓰면서 '어? 그것도 몰라?'라고 우월감에 젖는 것도 충분히 중2병스럽네요. 

좋아하는 밴드의 이름을 핸들 네임으로 쓰는 것이 뭐가 중2병 스럽다는 것이냐? 좋아하는 밴드라면 문제가 없지요. 좋아하는 밴드라면. 안좋아합니다. 그닥 제 취향이 아니에요. 애초에 저 밴드 이름을 알게 된 것 자체도 케로Q의 '모에컴'이라는 작품에서 였고 밴드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훨씬 지난 후였으니. 핸들 네임 자체가 중2병 스럽다기 보다는 그 과정이 중2병 스럽다고 할까.

말 나온 김에. '모에컴'은 정말 좋은 야껨입니다. 이 만큼 중2병 혼에 불을 싸질러 주는 작품은 매우 드물지요. 쓸데없이 방대한 설정에 불친절한 설명, 알맹이는 없지만 뭔가 있어보이는 전개가 아주 일품인 작품이지요. 비꼬는게 아니라 진짜 칭찬하는 겁니다. 애초에 '안'쓸데없이 방대한 설정에, '친절'한 설명, 알맹이가 '있는' 뭔가 있어보이는 전개가 들어가 있는 작품은 중2병용 작품이 될 수가 없어요. 문학작품이 되어야죠.

-아... 적을 것이 아직 많은데 이 이상 더 적으면 부끄러움에 가버릴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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